셰익스피어 作 오셀로-이아고

이래도 날 보고 악인이라고 하는 자가 있을까? 

지금 말해준 충고는 어느 모로 봐도 솔직하고 성의 있고 그럴듯할뿐만 아니라

 사리가 약한 무어의 마음을 돌려놓을 한 가지 길이기도 하지.

데스데모나는 상냥한 여자니까 진심으로 간청하면 거절하지 않을 거야. 

그 관대함, 누구나의 볼을 스쳐주는 봄바람 같다 할까. 

더구나 그 여자로 말하면 무어를 맘대로 움직일 수 있거든. 

예를 들면 세례를 취소하고 속죄의 신앙을 전부 버리라고 하여도 싫다고 못할 만큼 온통 반해 있으니,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하지 말라는 등 뭐든지 마음대로 하느님처럼 그 형편없는

작자를 조종할 수 있거든. 그러니까, 캐시오를 위해서 즉효 약을 권한 내가 악인일 수는 없지. 

지옥의 비전에 씌어 있기를 극악무도한 대죄악을 인간에게 범하게 할 때는 

악마는 반드시 천사로 변해가지고 나타나서 유혹한다고 했었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거지. 

그 순진한 바보 녀석 캐시오가 자기 팔자를 고쳐달라고 데스데모나에게 사정을 하고, 

그리고 그 여자도 무어에게 열심히 간청을 한다. 그 사이에 나는 무어의 귀에다 독약을 부어넣는단 말씀이야. 

부인이 그 녀석을 복직시키려고 하는 것은 실은 자기의 욕정 때문이라고, 

그러면 데스데모나가 캐시오를 위해서 애를 쓰면 쓸수록 무어는 더 의심하게 되겠지. 

결과는 그 여자의 정숙을 독으로 변하게 하고, 그 여자의 친절을 그물 삼아 일망타진 한다 말씀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