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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소나타> 에바 여자독백

한솔T님 | 2021.01.12 12:57 | 조회 418


잉마르 베리만 作 가을소나타 - 에바

전 14살이었는데 엄마는 자신의 울분을 제게 다 쏟아놓으셨어요.
저를 못 돌본 가책 때문에 그 보상으로 하려 하셨죠.
전 저를 지키려 애썼지만 엄마는 기회를 안줬어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사랑과 친철함을 보여주셨죠.
그 사랑 때문에 모든 걸 감수했어요.
제 등이 휘었다며 체조를 시켰죠. 같이 운동을 하려고 한 건데. 
엄마는 제 머리가 길어서 거추장스럽다고 짧게 자르셨죠. 정말 싫었어요.
제 이가 삐뚤어졌다고 교정을 시켰죠. 정말 꼴 우스웠어요.
다 컸다고 바지와 스웨터도 못 입게 하고 제 생각은 묻지도 않고 엄마가 만든 치마를 입혔죠.
화내실 까봐 아무 말도 못 했어요. 
제가 이해하지도 못하는 책들을 가져와 읽고 또 읽고 토론했지만 엄마는 말하고 저는 이해 못했어요.
전 제가 무식한 걸 아실까봐 두려워했어요.
한 가지 확실히 알 수 있었던 건 진정한 제 모습은 사랑은 커녕 받아들여지지도 않는다고 거였죠.
엄마 편견에 빠져 있었고 전 점점 더 무서워졌어요. 엄마가 원하는 말과 행동만 했죠.
혼자 있을때도 제 자신의 모습은 없었어요. 제 자신이 무척 싫었으니까요.
끔찍했어요. 몸서리가 쳐져요. 그때를 생각하면 정말 끔찍해요.
엄마를 미워한다는 걸 모르고 사랑하고 있다고 확인했어요.
엄마를 미워할 수 없어 미움이 공포로 변했죠. 심한 악몽에 시달렸어요.
손톱을 물어뜯고 머릴 쥐어뜯었죠. 울고 싶었지만 소리도 못 냈어요.
더 무서운 건 제가 미쳐간다는 생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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