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시험 보면 거의 맨날 꼴찌야.

뭐 완전 꼴찌는 아니지만.

성적표 보면 우리 아빠 맨날 그런다.

갑자기 성적 올라서 서울대 갈 일 없으니까 희망 같은 거 갖지 말라고.

그냥 다치지 말고 아프지 말고 건강하기만 하라고.

나 그 말 안 믿었어.

공부 잘 해서 서울대 가면 얼마나 좋아.

솔직히 맘에 없는 말 하는 거지.

근데 진짜 믿었던 말은 따로 있었어

어디서 무슨 일이 생기든 아빠가 제일 먼저 올 거라는 말.

(안 왔잖아.) 안 왔어.

근데 몰라. 못 오는 건지도 몰라.

혹시 아빠 잘못 돼서..

(그래도 넌 희망이라도 있잖아. 난 아무것도 없어.)

희망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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