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입시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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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뜨리고린 남자독백

제원쌤님 | 2023.03.31 15:08 | 조회 222


뜨리고린 - 별로 좋을 것 없는데....(시계를 보고) 그럼 이만. (가려다가) 잠깐, 강박관념이란 게 있어요. 이 뜻에 대해 알고 있나? 나 같은 경우는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지. 언제나 이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서 밥을 먹을 때도 카드놀이를 할 때도 떠나지 않아. 그리곤 겨우 소설 하나를 탈고하고 나면 바로 다음 것을 써야 한다는 의무감. 세 번, 네 번... 계속해서 그 강박관념은 더 심해지고 말지.....그저 쓰는 기계일 뿐 딴 재주는 없는 거야. 이래도 멋있어 보이나? 어쩌면 그냥 노동 일을 하는 사람들은 놀 땐 확 놀 수 있어서 멋있는지도 몰라. 하지만 난 지금 이렇게 미인과 즐겁게 얘기하고 있지만 저쪽엔 쓰다 만 소설이 기다리고 있는 걸 한시도 잊지 않고 있지. 그 먹물을 찍어놓은 듯한 눈....이렇게 아가씨를 보고 있지만 난 이것을 소설의 어느 부분에 써먹을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 꽃냄새가 난다! 그럼 재빨리 메모를 하지. 달콤한 향기. 시골의 한 낮....이걸 20년 전에 헤어진 옛 애인들이 만나는 부분에서 써먹자, 라고 말야. 또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으면서도 이 부분을 또 써먹을 생각을 하지. 소설가와 소녀와의 사랑! 모조리 잡아넣는 거지, 모조리. 혹시 모르는 거니까. 이런 폭풍이 지나고 나면 난 연극을 보거나 낚시질을 하거나 둘 중 하나지. 그래도 무아지경에 빠질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인데....불행하게도 요즘 들어서는 그 와중에도 또 머릿속에서는 새로운 주제가 맴맴....돌고 말지....그럼 또 써야만 하는 강박관념......언제나 이런 식이니 몸과 마음이 편한 날이 없지. 난 내 생명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는 듯한 느낌이야. 이러다가 정신병자가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어, 정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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