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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본스타자료] 남녀 독백 자료 2

차샘님 | 2014.07.31 15:15 | 조회 73

여자

 

그 사람에 대해서 묻는다고 내가 그사람을 사랑한다고 생각지는 말아요. 성질만 까다로워 가지고는, 그래도 말은 멋있게 하던데.

내가 언제 말 잘하는 남자 좋아했나, 뭐? 하지만 말을 잘하면 좋긴 좋아. 말 잘하는 사람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기분이 좋아지거든. 멋있는 청년이야. 멋있긴 뭐가 멋있어, 거만하던데.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사람은

거만한 게 어울렸어. 훌륭한 남자가 될 거야. 살결이 어쩌면 그렇게도 고울까?

말을 함부로 해서 사람 기분을 망쳐 놓긴 했어도 그 눈을 쳐다보고는 화를 낼 수가 없었어.

키가 조금 작아. 하지만 앞으로 더 클 수 있겠지. 다리가 좀... 그만하면 늠름하지 뭐. 입술도 어쩜

그렇게 적당하게 빨갛지? 건강미가 흐르고 튼튼하게 보이는 게, 정말 매력 있었어. 입술은 붉은 색 그 자체고

뺨은 흰 색과 붉은 색을 섞어 놓은 것이라니까. 실비어스, 여자들이 아마 나처럼 그 남자를 자세히 봤다면

금방 그 남자에게 홀딱 반했겠지만, 나는 사랑하지도 미워하지도 않아. 그런데 나는 그 남자를 사랑하기 보다는

미워하고 싶으니 왜 그럴까? 자기가 내게 그렇게 혹독하게 굴 이유가 뭐야! 내 눈이 검고 내 머리가 검다고 했겠다.

나를 조롱했어? 내가 미쳤지 왜 그 순간에 가만있었을까? 뭐, 하지만 괜찮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욕을 잔뜩 써서 편지를 쓸 테야. 실비어스, 당신이 좀 전해 주지 않을래요?

 

                         윌리엄 셰익스피어 작 '뜻대로 하세요' -피비

 

 

 

남자

 

 네가 내 차에 뛰어든 건 내 새끼들, 내 마누라, 나를 죽이겠다는 얘기야. 너, 내가 얼마를 벌어야 먹고 사는지 알기나 해?

오늘도 삼만삼천오십 원 사납금도 못 벌었어. 하필이면 너는 왜 나 같은 놈을 골랐냐, 응?

이건 영업용 회사택시야. 좋은 차 얼마든지 있잖아. 벤츠,캐딜락,토요타 심지어 그랜저라도 나보다는 낫다.

넌 교회도 안 나가니? 나같은 놈이 널 치어 죽이고 꼭 쇠고랑을 차게 만들어야겠어.

난 어제도 무릎꿇고 빌었다. 오늘도 좀 무사히 지내게 해달라구. 우리 마누라가 아프다고 인상을 쓰면서 누워 있어도

약값 한번 못 주는 내가 무사히 지내게 해달라구 헌금 내는 사람이야. 너 같은 놈들 피해 다니게 해달라구 말이야.

야, 헌금 덕 봤다. 내 어제 헌금 내길 잘했지.

 

                     김상수 작 '택시 택시'-운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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