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작품 속에서 유령, 마녀, 요정 같은 초현실적인 존재를 많이 등장시키는 셰익스피어는 시적 상상력이 대단한 작가로 정평이 나 있다. 그중에서도 요정들의 마법의 숲을 생생하게 묘사한 이 극은 그의 시적 상상력이 응집된 작품이다. 셰익스피어는 중세 로망스, 중세 서사시, 고전 신화 등에서 빌려온 서로 다른 이야기들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사랑의 고난과 맹목적인 사랑이라는 주제를 아름답게 그려냈다.

이 극의 배경은 밤과 낮의 대비에 따라 환상과 현실의 세계, 요정과 인간의 세계, 아테네와 숲의 세계로 양분되어 있다. 이곳에서 요정, 아테네 귀족, 아테네의 장인들이 환상과 현실의 공간을 넘나들며 복잡하게 얽힌 이야기를 펼친다. 요정들의 환상적인 세계를 아주 세밀하게 묘사하고 요정들의 노래와 춤, 마법 등 낭만적이고 몽환적 내용으로 가득 찬 이 극에서 셰익스피어는 요정 세계와 인간 세계를 긴밀한 상호 관계 속에 엮어내었다.

또한 셰익스피어는 이 극 속에 연극이 창출해내는 극적 환상과 관객의 상상력에 대한 메타드라마적(metatheatrical) 언급을 많이 담고 있다. 아테네 직공들이 준비하는 <피라무스와 티스비>(Pyramus and Thisbe)라는 극중극 준비 과정에서, 연극이라는 예술 매체에 대한 자아 성찰적 언급을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