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엄마 더할 수 없이 사이좋으셨는데 아빠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고 그전까지 더없이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것 마냥

외짝 부모 밑에 컸어도 맨날 아무 문제 없는 것 마냥 이미지 연출해온 거

엄마 알잖아. 근데 무슨 자랑이라고 딸자식한테 득이라고 차마 말 못 하고

묻고 산 얘길 다 까발려 까발리길. 좀 외롭게 큰 거 외엔 별문제 없는 걸로

아는데. 그렇게 생각해? 별문제 없어 보여? 엄마 희망 사항이겠지.

왜 한 입으로 두말해. 좀 전에 그랬잖아 내 앞에서 숨도 크게 못 쉬고

살았다고. 나도 알아. 나 못되고 정상 아닌 거.

이제 정내미 안 떨어지겠어? 부부간에 10년 넘게 살면서 이미지 연출한 거.

속마음 들여다봤어? 겉으로 표현 안해도 속으로 생각 안할 것 같애?

그래. 간신히 죽을힘으로 완벽한 며느리 완벽한 아내 그렇게 연출하고

노력했어. 왜 허무냐고, 왜 산통 깨. 언제까지 내 인생 엄마 땜에 엉망 되고

휘둘려야 돼? 바람난 가정에서 뭘 배우고 컸을까 그런 생각 안 할 것 같아?

나 같으면 해.